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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영화

2023 이동진 평론가의 추천작, <TAR 타르> 리뷰

by 나겸뚜루뚜루 2023.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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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화 타르 스틸컷'

토트 필드 감독의 <TAR 타르>. 케이트 블란쳇은 이 영화로 골든 글로브 여우 주연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1. <TAR 타르> 줄거리 및 리뷰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최초의 여성 지휘자, 주인공 리디아 타르는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녀는 당당하게 자신이 레즈비언이라는 것을 밝히고 자신의 오케스트라 제1 바이올린 주자인 '샤론'과 결혼을 하여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고 있는 아주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런 그녀가 아직 못 이룬 일이 있다면 말러의 '5번 교향곡'을 녹음하는 것이다. 영화는 그녀를 완벽주의자에 가까운 성향으로 비추며 항상 신경이 곤두서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휘자일 뿐만 아니라 작곡까지 하는 리디아 타르는 조깅하는 순간에도 누군가의 비명소리를 듣고, 잠을 자다가도 묘한 소리에 눈을 뜨는데 이는 주인공 캐릭터의 상황에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장면들이다. 나는 토트감독이 구급차가 지나가는 소리나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마치 음악소리처럼 들리게 연출한 부분에서 굉장히 놀랬다. 리디아 타르는 자신의 강함 안에 나약한 모습을 사람들에게 들키기 싫어서일까? 이런 예민함을 사람들 앞에선 절대 표현하지 않는다. 이렇게 영화는 자세한 설명 없이 우리를 그냥 영화 속으로 던지듯이 전개가 된다. 그렇게 알 수 없는 용어들이 오가면서 타르가 정말 대단한 사람이고 멋있구나라고 생각하는 찰나에 한 사건이 터지게 된다. 이를 통해 타르의 캐릭터가 어떤 캐릭터인지 알게 된다. 리디아 타르는 줄리아드 음대에서 교수직을 맡고 있다. 어느 날 강의 중요한 학생과 논쟁이 일어나게 되는데, 학생은 자신이 생각할 땐 바흐가 엄청난 작곡가인 것은 알지만 여성 혐오적인 삶을 살았기에 그의 음악에서 배울 것은 없다고 말하였다. 하지만 리디아 타르는 음악을 평가하는 데에 있어서 개인의 사생활은 지표가 되어선 안 된다고 가르친다. 학생은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았고, 그의 의견을 무시하는 타르에게 화가 나 결국 강의실을 나가게 된다. 영화는 이 시대의 위대한 지휘가 리디아 타르가 '음악적으로 볼 때 모든 것을 수용해야 위대한 음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므로 올바른 가르침을 한 것처럼 비추지만, 한 편으론 위대한 사람의 말도 틀린 것이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처럼 표현한다. 이 생각은 다음 장면을 통해 알 수 있는데, 자신의 오케스트라 단원 중 한 명(크리스타)이 투신 자살했다는 이야기가 전개되면서부터이다. 타르는 무엇 때문인지 자신의 조수에게 크리스타가 보낸 메일을 다 지우라며 수상한 행동을 시작한다. 영화 속에서 분명하게 어떤 이유 때문에 이런 장면이 나온 건지는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주변 분위기가 타르가 크리스타의 자살 원인을 제공한 사람으로 묘사되면서 그것들을 유추하게 되는데, 이 부분들이 굉장히 흥미롭다. '리디아 타르'의 추락은 이제 부터 시작이다. 자신이 뽑은 올가 역시 다른 사람들 눈엔 자신의 또 다른 희생양으로 오해받기 시작한다. 그로 인해 타르는 주변사람들과 점점 멀어지며 변명할 틈도 없이 SNS의 공격 대상이 되고, 결국 지휘단에서 쫓겨나 자신의 가족까지 잃게 됩니다. 결국 이 영화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가 도덕적이지 않은 모습까지 용인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 오만함에 빠져 몰락하게 된 예술가 리디아 타르의 이야기를 담은 내용이다. 이 영화의 재미요소를 꼽자면 타르가 크리스타를 죽인 원흉이라고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하나도 없지만, 중간중간 나오는 타르의 환청이나 집안의 그림을 보면 그것을 유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아무런 정보 없이 영화를 관람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케이트 블란쳇의 뛰어난 연기 때문에 영화에 빨려가듯 집중할 수 있어서 더욱 재밌었다.

2.  이동진 평론가의 언텍트톡

이동진 평론가는 CGV언택트톡을 통해 타르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그는 2023년 이 시기에 여러분들이 반드시 봐야 할 영화로 가장 뛰어난 영화 중의 한 편이 바로 <TAR 타르>라고 소개하였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이 영화의 표면과 이 영화의 속은 무척이나 다르다.'라는 생각을 제일 먼저 했다며, 겉은 정말 얼음장 같은 영화처럼 보이고 너무나 정교하기도 하고 엄정하기도 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이해를 돕기 위해 비유적으로 작품에 대해 묘사한다. 이 작품은 깔끔하기도 하고 우아하기도 한 작품이면서 그 속에서는 정말 불처럼 들끓고 있는 반전미가 있는 그런 작품이라 전했다. 형식적으로 빈틈 하나 없고 또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굉장히 극적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건들을 자극적으로 묘사하지도 않다며 영화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였고, 이 영화를 보시고 나면 모든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추앙할 수밖에 없고, 합의할 수밖에 없는 것은 아마 '케이트 블란쳇'의 능력일 것이라며 배우로서의 존엄성에 대해 굉장히 높이 샀다. 그러면서 이 영화에서의 '타르'의 역할을 이렇게 입체적으로 강렬하게 해낸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를 보면 정말 놀랍다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 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그 외에도 '엘리엇'으로 나온 '마크 스트롱'이라든지 혹은 '샤론'으로 나왔던 '니나 호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에 나왔던 '노에미 메를랑'같은 배우가 영화 속에서 '프란체스카'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프랑스 영화에서 독일 영화에서 즐겼던 그 뛰어난 배우들을 또 이런 무대에서 보게 되는 또 즐거움까지 이 영화가 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덧붙여 이동진 평론가는 '이렇게 연기적인 측면으로나, 영화를 만들어낸 각본이나 연출의 측면등 많은 측면에서 영화는 굉장히 풍성하고도 입체적이다. 그러면서도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또 한줄기 해석되거나 받아들여지거나 가볍게 치부되지 않는 그 무엇을 갖고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이 영화의 매력을 곱씹게 만드는 영화'라고 설명하였다.

3.  케이트 블란쳇과 토트필드 감독이 말하는 주인공 '리디아 타르'

케이트 블란쳇이 느낀 영화 타르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인상 깊었지만 무엇보다 각본의 리듬감에 매료됐다며, 영화에서 나오는 음악이 리디아 타르를 이해하하는 열쇠라고 말했다. 음악에는 엄청난 추진력이 있기 때문에 리디아 타르의 언어로 말하려 노력하려고 가장 먼저 각본의 지적인 영역에 집중하였다고 말했다. 평소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를 좋아하긴 했지만, 정말 대단한 배우라는 걸 느꼈던 게 그녀는 배역과 관객에게 제기될 이야기들을 생각하고 그 대화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싶어 분석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옆에서 이 이야기를 듣던 토트 필드 감독은 "각본에 대해 제가 제 몫의 숙제를 한 것처럼 그녀는 각본을 흡입하고 완전히 외워 버렸어요, 그녀와 함께 촬영을 시작했을 때, 그녀는 자신이 아는 모든 것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것까지 알고 있었다"라고 말하며 케이트 블란쳇 배우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케이트 블란쳇은 "이 영화는 정말 많은 요소들이 뒤얽혀 있지만, 세상에 대한 감각이 있으니 관객들이 용어들을 모두 알 필요는 없다"라며 분석을 통해 자신이 생각한 관객에게 제기될 이야기 중 하나를 조심스럽게 말했다. 나도 지휘나 클래식 음악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봤지만 문제 될만한 부분들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영화의 잔잔하고 차가운 분위기와 리디아 타르의 감정이 부딪히는 부분에 자연스럽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토트필드 감독과 케이트 블란쳇은 이 영화의 분위기를 만들고 세계관을 만드는 작업은 너무나도 완벽했고 둘은 이번 작업을 통해 물질적인 것 이상의 것들을 함께 찾아냈다고 말했다. 주인공 '리디아 타르'는 청각 과민증으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소리에 대해 예민한 감각을 가졌다. 그래서 방 건너편에서 누군가 과자 봉지만 부스럭거려도 그게 다음에 만들어 낼 소음 때문에 참을 수 없는 분노에 이르기도 한다.  케이트 블란쳇이 이야기해 본 지휘자들은 '리디아 타르'처럼 다들 각자 다른 방식으로 이런 예민증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관객들이 이 경험과 교감할 수 있도록 빠져들게 만드는 지점을 찾는 게 어려웠다고 말했다. 토드 필드 감독도 이 과정에 몰입되게 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케이트 블란챗은 이 영화는 클래식 음악 세계에 관한 것이고 크게 보면 이 세상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며 성별이 뒤집혔기 때문에 정말 넓은 범위에서 더욱 이야기할 거리가 많았다며, 우리가 흔히 봐 왔던 남성 위주의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 영화의 뉘앙스를 더욱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영화를 줄여서 표현하자면 요즘 이 사회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들이다. 영화가 조금 난해하거나, 어려웠다 생각하는 사람들은 '실력만 좋으면 그 사람의 인성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일까?'라는부분에 집중하여 관람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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