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바빌론' 제목의 뜻
바빌론은 성경에도 등장하는 도시 중 하나로, 서아시아 문명의 중심지이며 '겉으론 화려한 모습을 뽐내지만 동시에 가장 타락했던 도시'라고 불리는 곳이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할리우드를 황홀하면서도 위태로운 고대 도시 '바빌론'에 비유하여 이 영화 제목을 짓게 된다. 1920년대, 할리우드는 전성기를 맞아 환락이 가득했지만 타락한 이면이 있었다. 그렇기에 영화의 초반부터 나체, 성관계등 수위가 높은 장면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영화가 발전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다. 화려한 시작과는 다르게 허망하게 끝나는 영화의 엔딩. 이게 이 영화의 매력포인트다.
2. 영화 '바빌론' 줄거리
영화는 코끼리를 운반을 하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주인공 매니에게는 오늘 저녁 파티에 사용될 코끼리를 옮겨가야 하는 임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매니가 부른 기사는 말을 운반하는 기사였기에, 말도 안 된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거액을 주자 코끼리를 파티장으로 운반해 줍니다. '무슨 파티길래 코끼리를 부를까'라는 생각을 할 찰나, 파티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때는 1920년, 이 파티는 감독부터 배우까지 영화계 인물들이 잔뜩 모여 술은 기본이고 화려한 쇼와 마약, 도박등 쾌락이 넘쳐나는 광란의 파티였다. 이곳에서 매니는 웨이터였다. 온갖 심부름에 욕까지 먹어가며 일하던 매니는 잠시 밖으로 나오는데, 그때 한 여자가 엉망인 운전실력을 가지고 차를 타고 들어와 경비와 실랑이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넬리 라로이, 경비는 그녀의 이름이 명단에 없다며 제지했다. 매니는 그 모습을 보고 호기심을 느끼며 아는 사람인척 하며 그녀를 입장시켜 준다. 매니는 자신만만한 넬리에게 '당신은 아직 스타가 아닙니다'라고 말하였고, 넬리는 '스타는 되는 것이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원래 스타로 태어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대화만 봐도 알겠지만 이 둘은 성향은 매우 다르다. 매니는 자신만만한 넬리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었고, 둘은 금세 친구가 되었다. 파티가 끝나고 이 둘은 각자 다른 영화 촬영장에서 일할 기회를 얻게 된다. 그 계기로 넬리는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되었고, 매니 역시 최고의 스타 곁에서 일을 하다 유명해진다. 이렇게 이 둘의 행복의 영원할 것만 같았지만, 무성영화의 시대가 끝나고 유성영화의 시대가 들어오면서 이들의 행복에도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3. 이동진 평론가와 함께하는 '바빌론' 언택트톡
이동진 평론가는 데이미언 셔젤의 이전 영화들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오래전부터 이 영화를 기다려왔고, 신작은 과연 어떨까 궁금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데이미언 셔젤의 영화를 기다렸던 이유가 '위플래쉬' 그리고 '라라랜드'를 연이어 보면서 새롭게 할리우드에 떠오르게 된 신성과도 같은 그런 데이미언 셔젤의 능력에 감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동진 평론가는 '바빌론'을 보고 이제까지 만들어냈던 주제를 어느 정도 반복하면서 또 다른 세계로 접어든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말하였는데, 나도 영화를 보면서 비슷하게 느꼈다. 데이미언 셔젤은 자신의 표현방식과 할리우드의 역사를 잘 섞어 흥미롭게 영화를 잘 만든 것 같다. 이어서 이동진 평론가는 영화사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는데 영화 속에 등장하는 상당수의 이야기는 실제 할리우드 역사에 관한 이야기라 전했다. 영화사에 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브래드 피트가 연기하는 '잭'은 '존 길버트'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무성영화의 대스타도 유성영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서 도태된 스타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존 길버트'이기 때문이다. 존 길버트는 콧수염을 기른 스타였었고, 무엇보다도 루돌프 발렌티노와 함께 무성영화 시대를 이끄는 스타 중의 스타였었다. 그다음 넬리라는 인물은 '클라라 보'라는 배우를 떠올리게 되는데, 클라라보는 눈물 연기를 귀신같이 하는 배우로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과장은 있겠지만 영화에서처럼 '두 방울만 흘려, 한 방울만 흘려'라고 주문했을 때 정확하게 즉석에서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것으로 수많은 사람의 경탄을 자아낸 배우라고 하며 굉장히 섹슈얼한 자기의 매력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할리우드의 초창기의 스타 중에 한 명으로 유명했다고 알려주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바빌론'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였다. 많은 영화를 다룬 영화처럼 이 영화도 결국은 영화에 바치는 러브레터 같은 영화이다. 그런데 이 러브레터는 굉장히 독특한데, 러브레터를 바치는 대상이 별로 러브레터를 바칠만한 가치가 없는 대상인 것처럼 묘사가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다시 말하면 당신은 나의 이상형이고, 당신이 너무 존경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고 그런 인물이기 때문에 나는 당신을 사랑해 가 아니라, 나는 당신이 아무리 이상한 짓을 해도 나는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해라고 말하는 영화라고 전하였다.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그의 비유가 무슨 말인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동진 평론가는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바로 영화라는 메커니즘 자체라고 이야기했다. 흔히 메커니즘은 '어떤 사물이 어떻게 작동하는 원리'라는 뜻으로 불린다. 즉 데이미언 셔젤의 영화가 흥미로운 이유중 하나의 예로 셔젤의 영화는 어떻게 보면 새드엔딩이고, 어떻게 보면 해피엔딩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라라랜드를 러브스토리 관점으로 보면 슬픈 영화로 기억을 할 테고, 꿈에 관한 영화로 보게 된다면 일종의 성장 영화로 해피엔딩이라고 볼 수 있는 측면이 생기는 거죠. 보는 사람마다 결말을 어떻게 느낄지 천차만별인 영화라는 점에서 라라랜드와 비슷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호불호가 강하지만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바빌론은 한 번쯤은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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