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인생 깊게 봤던 영화 중 하나이다. 영화를 다시 보기 전 '만약 내가 에바와 같은 일이 있었다면 어떻게 해결해 나갔을까?'라는 관점에서 보고 느낀 부분에 대하여 쓴 글이다.
1. 케빈에 대하여(We Need to Talk About Kevin) 줄거리
개성 넘치고 자유로운 삶을 살던 주인공 에바. 그녀는 하룻밤의 불장난으로 인해 아이가 생긴다. 원치 않던 임신을 한 에바는 계획에 없던 결혼을 한 뒤 가정을 꾸리게 되는데, 이 계기로 에바의 삶은 완전히 뒤바뀐다. '모성애라는 것은 원래 여자가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의문에 에바는 토마토를 던진다. 에바는 케빈의 임신이 전혀 기쁘지 않았고, 우는 아이를 달랠 줄 몰라 공사장에 한참을 서있으며 잠시나마 울음소리를 잊으며 평화를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바는 부모로서 자신의 아이에게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이는데, 어린 케빈은 그 모습을 거부한다. 유독 자신에게만 마음을 열지 않는 케빈과 가까워지기 위해 애쓰지만 그럴수록 케빈은 더 교묘한 방법으로 에바에게 고통을 안겨준다. 그러던 중 에바는 둘째를 갖게 된다. 실리아(동생)는 케빈과 다르게 일반 아이들처럼 귀엽고 애교 많은 아이였다. 에바도 그런 실리아의 모습에 자연스럽게 애정을 가지게 되는데, 그럴수록 케빈의 이상한 행동은 점점 더 심해지게 된다. 세월이 흘러 청소년이 된 케빈. 어느 날 실비아가 키우는 애완동물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에바는 애완동물이 하수구에서 죽어있는것을 발견하게 되고, 이 일로 인해 실리아가 한쪽눈의 시력을 잃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 에바는 자연스럽게 이 모든 게 케빈의 소행이라 생각해, 남편(프랭클린)에게 케빈이 연관되어 있을 것이라 말한다. 에바의 말을 들은 프랭클린은 믿지 않으며 단순 사고로 치부한다. 이 일로 인해 에바와 남편은 갈등이 생기고 이혼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이 모든 대화를 케빈이 듣게 되면서 케빈은 더 큰 범죄를 계획하게 된다.
2. 영화와 비슷한 실화이야기(버지니아대 총기난사사건)
2007년 버지니아 공대에서는 한국계 조 씨가 총기를 난사해 27명의 학생과 교수진 5명, 총 32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 이야기는 영화 '케빈에 대하여'와 매우 흡사하다. 조 씨의 어린 시절을 살펴보면, 그는 9살이라는 나이에 가족의 권유로 혼자 미국 학교에 보내지게 되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힘든 그에게 내려진 타이틀은 '문제아'. 학교에선 문제아 조 씨에게 특수교육을 받게 했지만, 조 씨는 자라면서 스스로 잘 극복해 하는듯 보였다. 하지만 조씨는 중학생때부터 인종차별등, 극심한 따돌림을 당하게 되면서 다시 삐뚫어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자란 조씨는 대학에 가서도 지극히 내향적이였다고 하는데,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을 사람이 곁에 없었기에 심각한 우울증을 알았던 것으로 확인된다. 룸메이트에게 자살을 암시하기도 해 심각한 우울증과 무감각증을 진단받아 정신건상센터에 수용되기도 했다고 한다. 조씨는 사건을 벌이기 전에 NBV에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과 선언문을 낭독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하였는데, 조 씨가 보낸 사진아래에는 자신을 괴롭힌 불특정 다수에 대한 원망, 저주, 자기 연민이 적힌 내용들이 적혀있었다고 한다. 처음 이 사건이 터지고 사람들은 극악 무도한 범죄자에 대해 분노와 증오가 있었지만, 조 씨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결국 동정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 영화에서 주는 메시지와 굉장히 비슷하다고 생각이 드는 사건이었다.
3. 개인적 의견
엄마가 될 자격을 갖추지 않은 채 억지로 엄마가 돼버린 에바는 케빈을 부정하게 된다. 에바의 순간적인 감정들로 인해 케빈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사랑받지 않는 아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에바를 대하는 케빈의 행동들을 살펴보면 엄마를 증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엄마에게 관심받으려고 일부러 사고를 치는 것이다. 하지만 에바가 느끼기엔 자신의 입장에선 케빈을 사랑할 수 없는 환경들이 있었지만 케빈과 친해지려고 수많은 노력을 하는데 이 아이는 왜 이럴까? 이상하다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랑은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영화 중간에서도 케빈의 물음에 에바는 그것을 인정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케빈과 엄마는 나이 차이가 나지만 동등한 느낌이 든다. 그만큼 서툰 엄마에바의 모습들이 자주 보인다. 케빈은 숫자를 다 셀 수 있는 나이까지 기저귀를 찰 정도로 엄마에게 적개심을 보였는데, 자신의 팔을 부러트린 엄마의 약점을 잡고서야 스스로 화장실을 갈 정도로 영악한 아이이다. 이런 케빈에게 에바의 진심이 느껴졌을까? 물론 에바의 애정이 케빈을 이렇게 극한으로 몰고 가진 않았을 것이다. 아빠의 무관심도 있을 것이고, 동생이 태어난 후 자신만 소외되고 있는 듯한 느낌들이 케빈을 삐뚤어지게 만든 것 같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케빈과 에바가 마치 복사된 것 같은 효과를 자주 노출하는데, 이 부분에서 둘이 매우 닮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존재하고, 처음은 너무나 서툴고 완벽할 수 없다. 케빈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에 대한 방법을 몰랐고, 에바는 처음 낳은 아이에게 어떻게 사랑을 줘야 하는지 몰랐다. 그래서 영화의 시작부터 끝은 에바의 시선으로 전개가 된다. 에바는 케빈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찾아가려고 애쓴다. 매번 감옥에 찾아온 에바의 정성 때문일까? 영화의 끝엔 케빈과 에바가 화해를 하게 된다. 에바는 케빈에게 묻는다. "생각할 시간이 많았을 테니, 이제 왜 그랬는지 말해줬으면 해" 케빈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모르겠어"라고 대답을 한다. 처음 감옥에 갔을 땐 분명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위해서라고 한 케빈이 이제는 그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사실 케빈은 엄마의 관심을 받고 싶었던 것인데, 그게 안되니 엄마에게 고통을 주고 싶었나 보다. 그 뜻을 알아들은 것인지 에바는 말없이 케빈을 껴앉고 영화는 끝난다. 불안정한 청소년 시기에 자신이 추구하는 욕구의 방향을 몰라 한순간의 돌이킬 수 없는 행동을 한 케빈. 위의 실화의 주인공과 매우 닮아 보여 매우 씁쓸함을 안겨주었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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